오늘날 데이터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이동시키고 처리하느냐입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시스템 간의 연동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직렬화(Serialization) 오버헤드가 성능의 큰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과 개발자들이 주목하는 기술이 바로 Apache Arrow입니다. Arrow는 데이터를 컬럼(column) 기반으로 메모리에 표현하고, 서로 다른 언어·시스템 간 데이터 교환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설계된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입니다.이번 글에서는 Apache Arrow의 핵심 개념과 구조, 그리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에서의 실제 활용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Apache Arrow란 무엇인가
Apache Arrow는 고성능 분석을 위한 컬럼 기반 메모리 포맷을 제공합니다.
기존의 데이터 포맷(CSV, JSON, Avro 등)은 파일 저장에는 적합하지만, 메모리 내에서 여러 언어나 시스템이 동시에 접근하기에는 비효율적이었습니다.
Arrow는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 Zero-Copy 데이터 교환
한 언어에서 처리된 데이터를 다른 언어로 변환 없이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컬럼 기반 저장 구조
행(Row)이 아닌 열(Column) 단위로 데이터를 저장하여 분석·집계 연산의 캐시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 Cross-Language 지원
Python, Java, C++, R, Go 등 다양한 언어에서 동일한 메모리 포맷을 공유합니다.
✅ 벡터 연산 최적화
Arrow는 CPU의 SIMD(벡터 연산) 명령어를 활용해 대량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입니다.
즉, Arrow는 단순한 데이터 포맷이 아니라 데이터 처리 속도와 언어 간 호환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엔진의 역할을 합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에서의 Arrow 구조
Arrow는 RecordBatch라는 단위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다룹니다. 하나의 RecordBatch는 여러 열(Column)로 구성되며, 각 열은 동일한 타입의 값들이 연속된 메모리 블록에 저장됩니다.
이 구조는 데이터 프레임(DataFrame)이나 테이블(Table) 형태의 데이터와 매우 유사하지만, Arrow는 이를 공유 메모리 기반 이진 구조(Binary Format)로 정의하여 디스크나 네트워크 전송 시에도 빠른 접근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Python에서 Pandas 데이터프레임을 Arrow 형식으로 변환하면 Java 기반 Spark, C++ 기반 Arrow Flight 서버 등에서도 그대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Arrow의 진가입니다 — 데이터를 변환하거나 직렬화하지 않아도 시스템 간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Apache Arrow와 기존 데이터 포맷 비교
| 구분 | CSV | Parquet | Apache Arrow |
| 데이터 구조 | 텍스트 기반 | 컬럼 기반 저장 | 컬럼 기반 메모리 |
| 접근 방식 | 디스크 중심 | 디스크 중심 | 메모리 중심 |
| 직렬화 비용 | 높음 | 낮음 | 거의 없음 |
| 언어 간 호환성 | 낮음 | 중간 | 매우 높음 |
| 주 사용 목적 | 데이터 교환 | 저장/분석 | 실시간 처리/전송 |
이 표에서 보듯 Arrow는 단순 저장용이 아니라 “메모리 내 실시간 처리와 전송”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Arrow가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주는 이점
1. 언어 간 데이터 이동 비용 절감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Python에서 전처리하고, Java로 집계하고, C++로 분석하는 등 다양한 언어와 시스템이 함께 동작합니다.
Arrow를 사용하면 각 단계마다 데이터를 직렬화하거나 디코딩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CPU 부하를 줄이고, 메모리 복사를 최소화해 처리 속도를 최대 5~10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2. 실시간 데이터 처리 효율 향상
Arrow는 벡터화 연산(Vectorized Execution)을 지원합니다.
이는 수천 개의 레코드를 한 번에 묶어 연산하는 방식으로, 행 단위 연산보다 훨씬 빠른 계산이 가능합니다.
Spark, DuckDB, Polars 같은 최신 분석 엔진들이 Arrow를 채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 파일 포맷 및 분석 엔진 통합
Arrow는 Parquet, ORC 등 컬럼 기반 저장 포맷과 자연스럽게 호환됩니다.
즉, 디스크에는 Parquet로 저장하고, 메모리에서는 Arrow로 읽어 처리하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이는 디스크 효율과 메모리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식입니다.
4. 클라우드·분산 환경에서의 확장성
Arrow는 Arrow Flight라는 네트워크 전송 프로토콜을 제공합니다.
이를 활용하면 서버 간 데이터 전송 시 직렬화 없이 전송할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셋의 전송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집니다.
대형 분산 파이프라인이나 데이터 레이크 환경에서 특히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실제 예시: Pandas ↔ Arrow ↔ Spark
로컬 환경에서 데이터 처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Python의 Pandas에서 데이터를 로드
2️⃣ Arrow 포맷으로 변환 (pyarrow.Table.from_pandas(df))
3️⃣ Spark DataFrame으로 변환 (spark.createDataFrame(df_arrow))
4️⃣ Spark에서 연산 후 다시 Arrow를 통해 Python으로 결과 반환
이 과정에서 CSV나 JSON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변환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즉, “데이터가 언어 경계를 넘어가도 속도가 유지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Arrow 생태계의 확장
2025년 현재, Arrow는 단순한 메모리 포맷을 넘어 하나의 데이터 처리 플랫폼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Arrow Flight: 초고속 RPC 기반 데이터 전송 프로토콜
- Arrow Dataset API: 대용량 파일을 효율적으로 읽고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
- Gandiva: Arrow 데이터를 위한 LLVM 기반 쿼리 엔진
- Arrow Substrait: SQL 쿼리 실행 계획을 표준화하여 여러 엔진 간 교환 가능
이 생태계를 활용하면 데이터 파이프라인 전 구간을 Arrow 중심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Arrow를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Arrow는 강력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 대용량 저장 중심의 시스템에서는 여전히 Parquet이 더 효율적입니다.
- GPU 기반 연산에서는 Arrow 데이터 포맷이 GPU 메모리와 호환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CUDA 버전의 Arrow를 사용해야 합니다.
- 메모리 사용량이 다소 높아질 수 있습니다. Arrow는 빠른 접근을 위해 메모리에 데이터를 펼쳐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rrow는 “데이터 이동과 실시간 분석”이 많은 환경에서 최적의 선택입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에서의 Arrow 설계 예시
| 파이프라인 단계 | 주요 역할 | Arrow 활용 포인트 |
| 데이터 수집 | 외부 소스 수집 | Arrow Table 변환으로 실시간 처리 |
| 전처리 | 정제 및 필터링 | Pandas ↔ Arrow 변환으로 속도 향상 |
| 변환/집계 | Spark, Polars 등 연산 | Arrow 기반 벡터 연산으로 효율 극대화 |
| 전송 | 서버 간 데이터 이동 | Arrow Flight 사용으로 직렬화 제거 |
| 분석/시각화 | BI, ML 모델 연결 | Arrow 기반 공유 메모리 접근 |
이 구조를 적용하면, 데이터가 파일이나 문자열 포맷으로 변환되지 않고 메모리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결론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단순한 데이터 이동 통로가 아니라, 성능과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Apache Arrow는 그 중심에서 언어 간 장벽을 허물고, 직렬화 비용을 제거하며, 실시간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로컬 분석 환경이든,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레이크든, Arrow를 도입하면 파이프라인의 응답 속도와 자원 효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됩니다.
앞으로의 데이터 엔지니어링 환경에서는 “데이터는 디스크에서 읽히는 것이 아니라 메모리에서 흘러간다”는 개념이 표준이 될 것입니다.
Apache Arrow, 그것은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새로운 속도와 유연성을 여는 열쇠입니다.